전체 글4 [가볍게 읽는 미국 정치] #1. 셧다운은 누가 만들었나: 거부권·예산의 힘겨루기 #1. 셧다운은 누가 만들었나: 거부권·예산의 힘겨루기 미국 정치에서 대통령–의회 관계는 한 나라의 ‘의지’가 '실제 정책'으로 변환되는 관문입니다. 대통령이 어떤 계획을 내놔도, 의회에서 법과 예산의 틀을 얻지 못하면 제도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반대로 의회가 만든 제도와 심사는 대통령과 행정부의 추진력을 조정합니다.그래서 이 관계를 이해한다는 것은, 매번 뉴스에서 왜 어떤 법안은 달리고 어떤 법안은 멈추는지, 왜 어떤 충돌은 예산에서 폭발하고 어떤 갈등은 인사·청문회나 탄핵으로 번지는지를 읽어내는 일과 같습니다. 오늘의 글은 셧다운에 대한 궁금증으로 시작하여, 대통령과 의회 관계를 가볍게 알아보겠습니다.한 번에 이해하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미국 정치 과정의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지, 디테일을 꼭 .. 2025. 10. 13. #3. 부르는 대로 달라지는 역사 — 명칭과 기억의 힘 #3. 부르는 대로 달라지는 역사 — 명칭과 기억의 힘 I. '이름 붙이기'는 엄청난 권력입니다우리가 사건과 사람에게 붙이는 이름은 과거의 사실을 그대로 옮긴 표지가 아니라, 현재의 우리가 덧붙인 의미입니다. 그래서 이름 붙이기(호명)는 단순한 설명이 아니라 힘의 행사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중종반정”이라는 말은 어지러운 세상을 바로잡았다는 뉘앙스를 미리 깔아 새 권력에 정당성을 줍니다. “5·16혁명”이라 부르던 일을 오늘날 “군사반란”이라 부르는 것도 같은 사건을 전혀 다른 틀로 읽겠다는 선언입니다. “광주사태→항쟁→민주화운동”으로 바뀐 흐름은, 이름이 바뀌면서 사회가 그 사건을 다른 가치로 다시 이해하게 되었음을 보여 줍니다.국가 간·집단 간의 관계에서도 이름의 힘은 큽니다. 한때 교과서와 박물.. 2025. 10. 13. #2. 역사학의 ‘시대 구분’, 쉽게 이해하기 #2. 역사학의 ‘시대 구분’, 쉽게 이해하기I. 연대기적 시간과 역사학의 시간 역사책에 보이는 “고대–중세–근세–근대–현대” 같은 구분은 자연이 스스로 그어 준 선이 아닙니다. 달력처럼 일정하게 흐르는 연대의 시간은 “1800년”, “20세기”처럼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숫자의 흐름입니다. 반면 역사학에서 말하는 시대는 현재의 연구자가 과거에 의미를 부여하여 만든 묶음입니다. 같은 연대라도 어떤 기준을 택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시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시대 구분은 언제나 현재의 질문과 연결됩니다. 무엇을 중요한 변화로 볼지, 어디에 선을 그을지, 누구의 경험을 중심에 놓을지에 따라 서술이 달라집니다. 이 점 때문에 시대 구분에서 주관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동시에 임의적이어서는 .. 2025. 10. 13. #1. 근대 학문으로서의 ‘역사’와 ‘역사학’ #1. 근대 학문으로서의 ‘역사’와 ‘역사학’ 역사학이란 무엇인가. '역사학'을 알고자 한다면 '역사'를 알아야 할 것입니다.그러나 제가 볼 때에는 '역사'라는 단어를 입에 올린 사람은 많아도, 그것이 무엇인지 대충이라도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손에 꼽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여러분이 만나는 사람들 전체의 3%도 안 될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은 역사를 왜 공부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역사는 흐름 중심으로 보는 것이지 암기가 아니다..""과거로부터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전적으로 맞다고 하기도 애매하죠.어딘가 찝찝합니다. 그 까닭은 이런 문장들이 역사의 의미나 가치를 두루뭉술하게 표현하는데 있습니다. 사실, 저 답변은 굳이 역사가 아니고 다른 인문학 분야 어딘가의 쓸모에.. 2025. 10. 13. 이전 1 다음